[INTERVIEW] 2023 연구대회 중학 최우수상 – 한지희 선생님
2023.12.27 14:49:57
직장 생활을 하다 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했고, 이후 고 3 담임으로, 베트남의 국제 학교 선생님으로 다양한 교사 경험을 쌓은 선생님이 있습니다. 본인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영어 수업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싶다는, ‘영어는 즐겁게 배워야 한다’는 모토로 영어 수업에 임하는 그녀는 지난 2023 천재 T셀파 수업 혁신 연구대회에서 중학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그 즐거움과 생동감을 다른 선생님들께도 성공적으로 알렸습니다. 인천정각중학교 한지희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놀면서 뭐하긴, 영어 말하기 했지!
Q. 2023 천재 T셀파 수업 혁신 연구대회 출품작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놀면서 뭐했니? 메타버스 x ChatGPT로 놀며 배우는 Speaking & Writing>라는 주제예요. 먼저 2022년에는, 영어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메타버스라는 도구를 활용했어요.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의 여행지를 한 곳 선정하여 마인크래프트 메타버스에 이를 건설하고 이 장소를 여행상품으로 만들어서 영어로 발표하는 프로젝트였고, 총 16차시에 걸쳐 진행된 영어 말하기 수업이었죠.
이미지를 클릭하면 한지희 선생님의 연구대회 출품작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2023년, 전년도 아이들을 다시 가르치게 되면서 이번엔 지난 해 프로젝트보다 교과서 단원과 더 많이 연계한 수업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ChatGPT를 활용하여 짧은 글쓰기, 포스터 만들기, 실용문 쓰기 등을 총 16차시에 걸쳐 진행해 보았어요. 처음에는 ChatGPT를 생소하게 여기던 학생들이 점차 익숙해지며 능숙한 사용을 하게 됐고, 이와 함께 학생들의 영어 실력도 향상됐죠. 교사로서의 저 또한 많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Learning should be fun! 재미있게 즐기면서 배우는 영어
Q. 본 작품을 연구/제작하시게 된 동기, 그리고 제작 과정 중 특별히 신경쓰신 부분이 궁금해요.
“영어 학습은 노동이 아니라 놀이여야 한다!” 제가 영어 수업을 하며 늘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에요. 학습은 즐거워야 한다(Learning should be fun)고 생각하는데, 영어 학습이 즐겁지 않으면 하기 싫은 노동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욱 더 학생들은 영어와 멀어지게 될 테니까요. 영어 학습을 놀이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학생들이 마음껏 영어로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자고 생각했습니다. 바짝 긴장해서 영어 한 마디 못하는 모습이 아닌, 완벽하지 않더라도 영어로 단어와 문장을 조금씩 내뱉어 보며 발표하는 모습을 기대한 것이었죠. 그 과정에서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이라는 메타버스 소프트웨어와 ChatGPT, 그리고 기타 여러 가지 에듀테크가 사용되었습니다. 연구대회 출품작 또한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어요.
또한, 영어 수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의사소통’에 유념했어요. 문법과 독해 중심의 영어가 아니라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다운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었는데요. 말하기와 글쓰기를 주 목적으로 두었고, 영어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내려놓기 위한 장치들을 에듀테크 도구를 통해 곳곳에 마련했어요. 그러면서 자칫 ‘에듀테크’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도 신경 썼어요. 에듀테크를 사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잠깐 흥미를 보인다고 해서 너무 많은 에듀테크를 수업마다 사용하거나, 너무 어려운 에듀테크를 사용하여 정작 영어 수업의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메타버스와 ChatGPT를 주요 툴로 정하고, 보조 도구로 다양한 에듀테크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했습니다.
Q. 본 작품 연구/제작 과정 중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메타버스에 가상의 여행지를 건설하고 이를 여행상품으로 기획하여 영어로 발표하는 과정이 총 16차시에 걸쳐 진행되었기 때문에 사실 학생들에게도, 저에게도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에 회원 가입을 시키는 일에서부터 쉽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니 이미 마인크래프트를 초등학교 때 접했던 학생들이 많아서 아이템을 사용하여 여행지를 건설하는 작업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조별로 행해지는 여행지 건설 활동에서 영어를 잘 하지 못해 평소 수업 시간에 자신감 없었던 학생이 매우 두각을 나타내며 다른 친구들에게 마인크래프트 사용법을 알려주었던 것이었습니다. 학생 개개인마다 잘하는 것이 모두 다를 수 있으며, 이것이 모여 훌륭한 팀워크가 탄생한다는 것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온라인 도구에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에게 에듀테크는 정말 좋은 수업 도구예요. 사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는 학생들이 온라인 도구 활용을 혼란스러워하거나 어려워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요. 괜한 걱정이었어요. 역시 스마트폰 세대에 태어난 학생들에게 온라인 도구의 활용은 너무도 익숙한 것이었고, 이것이 영어 수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매우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스펙터클하게, 에듀테크의 바다 속으로
Q. 금번 T셀파의 연구대회 수업 사례 주제는 ‘에듀테크’였습니다. 에듀테크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과 향후 에듀테크에 대한 교사로서의 지향점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에듀테크와 수업 간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에듀테크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점점 그 분위기가 과열되어 화려한 에듀테크를 사용하거나 너무 많은 에듀테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는 것 같은데요. 교사는 어디까지나 수업의 목표를 극대화하기 위해 에듀테크를 사용해야 해요. 학생들이 새로운 매체를 사용하면 처음에는 그 매체의 새로움 때문에 관심을 갖지만 점차 그 관심도가 떨어지는 현상인 ‘매체 신기성 효과’로도 알 수 있듯, 에듀테크도 마찬가지죠.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화려한 에듀테크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은 학습에 대한 흥미를 지속시키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에듀테크를 사용했을 때 학생들의 어떠한 면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어떤 선생님들께서는 아직도 에듀테크 이용 수업을 두려워 하시는 것 같아요.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교육의 방식 또한 그 속도에 맞추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거창할 필요 없이, 작은 시도라도 해 보시면서 수업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각 교육청과 기업에서도 이번 2023 천재 T셀파 수업 혁신 연구대회의 사례처럼, 선생님들이 다양한 수업의 형태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신다면 좋겠어요. 교실 문은 닫혀있기 때문에 교실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선생님들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교실 문을 열고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교사가 교육의 중심에 서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교사로서의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제 이력이 다소 스펙터클한데요(웃음). 앞으로도 계속 스펙터클한 교사 생활을 하고 싶어요. 수업 측면에서는 학생들의 읽기 속도 측정이나 단어에 따른 반응속도 등을 분석하여 학생들이 어떤 영어 문법을 어려워하는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에듀테크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연구해 보고 싶어요. 개인의 경험 측면에서는 국내, 국외의 다양한 학교에서 근무해 보며 한국 교육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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